에키벤(驛弁)이란 일본의 독특한 식문화로 기차역이나 차내에서 판매하는 도시락을 말하는데, 이 조그만 도시락 하나에도 각 지방의 문화가 잘 드러난다. 에키벤에는 그 지방의 자연환경, 역사 등 많은 것이 담겨 있다.

각 지방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신선한 재료를 이용한 메뉴 구성으로 저렴한 가격, 독특한 판매전략으로 승부하는 에키벤은 전국에 약 2500~3000 종류가 있다고 한다.

이는 전국의 에키벤 업자들이 특색있고 맛있는 도시락을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여 계속해서 새로운 에키벤을 내놓은 덕분으로 매년 200여종의 새로운 에키벤이 나오고 있다.

일본은 에도시대(1603 ~ 1867년)를 통하여 특색있는 지방문화를 잘 발전시켜 왔다. 이러한 지방문화의 특색을 살펴보는 데에는 여러가지 방법이 있겠지만, 이번에는 일본 열도의 북쪽 끝에서부터 기차길을 따라 유명한 에키벤을 중심으로 그 지방의 특색있는 문화를 알아보고자 한다.

새연재「맛있는 기차여행」에 여러분의 많은 관심 바랍니다.

홋카이도 하코다테역 : 아사이치(새벽시장) 명물 해협 도시락

홋카이도는 일본열도의 가장 북쪽끝에 위치하며 겨울은 매우 춥다. 하지만, 아름답고 웅대한 자연과 풍부한 먹거리로 일본에서도 손꼽히는 관광지이다. 하코다테의 인구는 28만명. 홋카이도 남단부에 위치하며, 1859년에는 요코하마, 나가사키와 더불어 일본최초의 무역항으로 개항하는 등 일찍부터 구미문화의 영향을 받았다. 지금도 거리의 풍경에는 그 영향이 남아있다.

하코다테에는 매년 수많은 관광객이 찾아 오는 데, 인기있는 것 중에 하나가 역 근처에서 매일 새벽 열리는 새벽시장이다. 새벽5시부터 손님을 부르는 상인들의 목소리가 울려퍼지고, 싸고 신선한 어패류와 서민적이고 활기로 가득찬 분위기를 찾아 오는 사람들로 붐빈다.

「아사이치명물해협도시락」은 이런 하코다테의 활기를 그대로 담은 듯한 도시락이다. 게, 가리비, 연어, 청어, 연어알, 청어알, 거기에 하코다테시의 심볼마크가 된 오징어. 홋카이도의 해산물이 모두 담긴 호화로운 도시락이다.

하코다테시는 혼슈와 홋카이도를 연결하는 해저터널이 개통(1988)됨에 따라 연락선이 폐지되어, 중심시가지의 공동화 현상이 발생하고 있지만, 지금은 이를 뛰어넘기 위해 재개발계획이 진행되고 있다. 5월에는 이지역 출신의 J-POP인기 그룹GLAY 기념관이 오픈, 6월에는 새로운 역사(驛舍) 완성되는 지역의 활성화를 위해 움직이고 있다.

하코다테에서 팔리고 있는 도시락은 14종류.「아사이치명물해협도시락」은 변해가는 하코다테의 「전통」을 정면으로 이어받은 역작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글: 본센터 부소장 혼다 오사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