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사ㆍ글 : 河島伸子

■ 창조적 산업 육성

마지막으로 1990년대 후반, 특히 노동당 정권으로 바뀌면서의 문화정책 흐름에 대해 알아보겠다. 우선 문화에 대한 사고방식이「차세대를 리드하는 고도의 지적 감성산업」이라는 산업정책의 의미를 지니기 시작했다. 그리고 대상도 미술이나 무대예술 등 일반적인「예술」에 한정하지 않고, 영화, 레코드 산업, 디자인, 게임 소프트, 패션 등까지 폭 넓은「문화산업」을 포함하게 되었으며, 영국만이 아니라 덴마크나 핀란드 같은 유럽의 복지국가에서도 같은 현상이 일어났다.
영국에서는 앞에서 언급한「창조적 산업」관계에 대해 당시 스미스 문화부장관은「크리에이티브ㆍ브리튼」이란 저서를 1998년에 발표하기도 하고, 연구조사 및 심포지엄을 개최하는 등 문화부로서의 방침을 적극적으로 내세웠다. 이런 결과「창조적 산업」은 연간 1125억 파운드(영국 GDP의 약 5%)의 매상을 올리는 등 130만명을 고용하는 산업으로 추산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많은 수익을 올리는 메이저급 회사 육성을 목표로 하는 것은 아니다. 과제를 말하자면 어떻게 해야 독립적으로 소규모 비즈니스 사업을 육성해 나갈 수 있을까, 어떻게 투자를 끌어 모을까, 인재육성은 어떻게 해야 할까, 소규모 비즈니스에서 매니지먼트 능력향상 계획은 어떻게 세울까 등과 같은 것이다.
마찬가지로 영화산업에 관해서는 종래의 조직을 개편하여「필름ㆍ카운실」(Film Council)이 2000년 생긴 후 영화 산업ㆍ문화 육성에 임하고 있다. 현재는 영화산업관계자 연수, 영화 프로젝트 기획개발, 실험적인 영화나 단편영화 제작에 자금을 지원하고, 국제시장에서 경쟁력이 높다고 판단되는 영화 프로젝트에도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 Access 개선, 교육활동, 감상자 개발

최근 다시 강조된 제2정책과제는「Access개념」이다. 원래 계급사회인 데다가 또 이민이 많은 다문화 사회인 영국에서는, 예술문화를 즐기는 사람들의 폭을 넓힐 필요성을 의식하고 있지만, 실제로 공적지원을 받는 예술문화에 참가하는 사람들은 지식ㆍ교양, 사회적 지위 등이 비교적 높은 백인 계층에 편중되어 있다. 이러한 일부 사람들만 즐기는 예술문화를 지원하는 공적지원은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 따라서 DCMS가 생긴 이후로는 “그저 일부 사람들을 위한 문화가 아닌 누구라도 즐길 수 있는 문화로의 전환”으로 강하게 주창되었다. 이러한 방침에 따라 요사이 문화단체에서는 교육활동에 적극적으로 임하고 있다. 이는 감상자 개발의 일종이라고도 볼 수 있으나,「교육=에듀케이션」항목은 대부분의 문화단체에 만들어져 있다. 지역 내 학생들을 위한 워크숍 제공, 성인을 대상으로 한 강연회ㆍ강좌 등 프로그램도 다양하다.

다양한 감상자 개발 프로젝트
1998년에는 감상자 개발을 하기 위한 프로젝트를 지원하는 특별기금이 만들어졌다. 설립 이래 연간 5억파운드의 조성금이 다양한 프로젝트에 투입되었다(단, 이 기금은 2002년도에 종료). 예를 들어 앞서 언급한 마케팅ㆍ에이전시에 의한「아트 시승 페스티벌」이라는 기획이 다수 생겨났다. 이는 도시중심부 광장 등에서 그 지역의 각종 문화단체가 모여 각 행사의 특징을 보여주거나 본공연의 할인티켓을 배부하는 등의 행사였다. 문화활동에 참여하는 사람에게 있어서의 저해요인은 지리적, 경제적, 심리적 저항 등이 있겠지만, 재미있을지 없을지 모르는 행사의 티켓을 산다는 위험을 감수하는 것은 누구라도 싫을 것이다. 거리에 우연히 나가「의외로 재미있을 지 모른다」「더 보고싶다」라고 생각하게 만드는 것이 이 기획의 취지이다. 또 신체장애자나 고령자가 연극 등을 보러 가게 하기 위해서 외출도우미 서비스를 제공하는 단체를 지원하거나 시각장애자를 위한 미술감상 프로그램 개발 등 특정층을 향한 프로젝트도 많다.
사회 정책과 관련이 강한 타입의 “감상자 개발”에는 비교적 가난한 지역이나 비백인 커뮤니티를 추진하거나 그들의 문화참가를 촉진하는 것이 있다. 단순히 콘서트나 연극 등을 무료로 배달하는 타입의 것부터, 워크숍 형식의 행사를 기획하여 사회적 약자인 이들에게 예술을 통해 자신감과 자부심을 갖게 하면 성공이라고 생각하는 타입의 것까지 있다. 비백인 커뮤니티 문화를 영국인 전반에 소개하기 위해 미술관 등에서 전시를 커뮤니티와 함께 작성하는 예도 있다.

영국의 문화정책을 정리하며...

영국의 문화정책은 기본적으로 시장방임주의이다. 그러면서도 국가 차원 및 지방자치체 차원의 개입을 극히 피하고 있다. 이 같은 준공적 자금배분ㆍ정책결정기관이 각각의 분야에서 활약하는 구조는 유럽 다른 국가로부터도 높은 평가를 얻고 있다.
문화활동을 창조적 산업으로 바꿔 인식하여 21세기 신산업으로서 육성해 가자는 최근의 움직임은 앞으로도 더욱 정착해 나가리라 본다. 그러나 실제로 이 정책을 어떻게 구체화해 가느냐를 따져보면 미지수인 부분이 적지 않다. 마찬가지로 1990년대부터 중요시된 문화단체에서의 교육활동 및 감상자개발의 중요성도 그렇다. 이미 수 많은 프로젝트가 자금을 지원 받아 실시되어 일정의 성공은 보았지만, 이것이 지속 가능한 감상개발, 관객창조로 이어질지는 앞으로의 전개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

- 제5편부터는 영국의 영화진흥제도에 대해 연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