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헤이안시대(794년~1192년)의 대표적인 여류가인이자 작가이며, 일한문에 정통한 清少 納言(세이쇼 나곤. 966년경~연도미상)씨의 대표작「枕草子(마쿠라소시)」제117단에 이렇게 적혀있다.

 

湯はななくりの湯。有馬の湯、玉造の湯。

 

여기에서「ななくりの湯(나나쿠리노유)」란 현재 미에(三重)현에 위치한 사카키바라(榊原) 온천을 말한다.

 

세이쇼 나곤 씨가 온천광이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헤이안시대 서적을 보면 온천에 대해 꽤 많이 기술되어 있는 점으로 보아 상류층의 관심사 이었음에 틀림이 없는 듯 하다. 100년이 지난 지금에서도 화제거리가 되고 있는 왕조문학의 재원이, 사카키바라 온천탕에 입욕했다고 상상해 보는것도 즐거운 일이다. 또 사카키바라 온천수는 알칼리성분으로, 지금도「미인의 탕」이라고 평판을 얻고 있다.

 

한가로운 전원풍경 안으로 사카키바라천이 흐르고, 그 주위에 현재 10채 정도의 온천장이 이어져있다. 온천가 중심부에 있는 이야마(射山)신사 경내에 원천이 있는데,「宮の湯(미야노유:궁 탕)」로 불리고 있다. 그 미야노유 일각에「芭蕉翁反古塚(바쇼오호고츠카)」라는 무덤비가 세워져있다. 이는 에도시대 전기의 대표적인 하이쿠작가 松屋 芭蕉(마츠오 바쇼)를 기리는 것으로, 그는 여러 번 이곳 사카키바라를 방문했다고 한다.

 

▲ 유모토사카키바라칸
사카키바라 온천의 대표적인 숙소로「湯元榊原館(유모토사카키바라칸)」(1919년 창업)이 있다. 철근 8층 건물이지만 유서 깊은 온천에 어울리는 품격 있는 가업이다. 욕탕, 식사, 접객, 이 세 박자가 잘 갖추어져 있어, 처음으로 일본문화의 세련됨을 구현화한 “일본의 야도(宿)”라고 말할 수 있겠다. 그런 의미에서 일본 유수의 야도 중 하나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원천에서는 매분 230리터의 온천수가 뿜어져 나오고 있다. 수온이 32.4도로 온천수치고는 미지근하지만, 유구의 시간을 상상하며 긴 온천욕을 즐기기에는 딱 좋다. 촉촉하고 부드러운 물의 감촉은 헤이안 왕조시대에 유혹된듯한 느낌이다.

 

 

<글 : 본 센터 소장 사카키바라 미치노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