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께서는 홋카이도를 가보신 적이 있는지? 아마 가보지는 못했지만, 일본열도 최북단에 위치하고 있는 섬이라는 정도는 알고 계시리라 믿는다. 필자가 처음 홋카이도를 찾은 것은 1994년도이니 벌써 10여년 전의 일이다. 동경에서 출발하여 홋카이도 도청 소재지인 삿포로시내로 들어가면서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분명 동경에서 국내선을 이용하여 같은 일본으로 이동했을 뿐인데 전혀 일본 같지않은 느낌을 받았다. 구획화된 비교적 넓은 도로와 유럽풍의 건축물들은 유럽의 어느 곳에 도착했다고 생각하기에 충분하였다.

 

홋카이도는 대자연과 온천, 음식 세 장르를 완벽하게 갖추고 있는 대단히 매력적인 곳이다. 그 중에서도 음식은 종류나 맛에 있어서 다른 지역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라서, 비단 미식가가 아니더라도 그 맛이 매력에 푹 빠지기에 충분할 것이다. 홋카이도도 섬이기에 당연히 해산물이 풍부하고, 개척당시부터 낙농(목축)업이 발달하여 낙농제품이나 양질의 육류가 생산되어 이와 관련한 음식이 홋카이도를 대표하게 되었다. 지금도 삿포로라면, 게 요리, 스시(초밥), 이쿠라돈(연어알 덮밥), 아이스크림, 징기스칸, 에키벤 이 7가지를 홋카이도의 7대 명물요리라고 할 정도다.

 

그 중에서 오늘 소개하고 싶은 것은 징기스칸이다. 징기스칸은 양고기를 구워 간장소스에 찍어먹는 아주 간단한 요리를 말한다. 홋카이도에서는 저녁식사로 자주 먹으며, 소풍이나 캠프, 벗꽃놀이 등 특별한 행사가 있을 때 즐겨 먹는 요리다. 기본 간장소스에 과일, 야채, 와인을 첨가하는 등 음식점마다 자신들만의 노하우를 살린 오리지널 소스를 제공한다. 고기는 주로 생후 6~9개월 된 새끼 양고기 라무니쿠(Lamb)와 다 성장한 양고기인 마톤(Mutton) 두 가지 스타일이 있다. 양고기의 문제점인 비릿한 냄새를 완전히 제거하여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다.

 

징기스칸은 먼저 철판에 기름을 두르고 고기를 올려 이리저리 구워가면서 먹으면 되지만, 고기를 맛있게 굽는 것이 요령이다. 생고기의 경우는 철판에 직접 고기를 올려놓고 굽고, 얇게 저민 냉동육의 경우에는 철판에 야채를 깔고 그 위에 고기를 올려 굽는 방식이 좋다. 어느 경우라도 고기를 타지 않게 굽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징기스칸은 홋카이도 어디를 가나 쉽게 만날 수 있지만, 특히 필자에게 인상 깊었던 곳은 삿포로 시내에 있는 ‘삿포로비루엔’이다. 이곳은 과거 삿포로맥주공장을 식당으로 개조한 곳으로 실내에는 아직도 맥주 저장통이 있다. 100년 이상의 역사를 간직한 건물이나 공장굴뚝도 우리의 눈길을 끌지만, 이곳의 징기스칸은 정말 별미다. 게다가 인근 맥주공장에서 갓 생산된 맥주의 맛을 함께 볼 수 있어 금상첨화라 할 수 있다.

 

<글 : 문화예술팀 신승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