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무엇보다도 하얀 쌀밥을 무지 좋아한다. 한국에서도 주식이 밥이어서 너무나 다행이다. 게다가 한국엔 간장으로 맛을 낸 요리가 많아 매운 것을 못 먹는 필자에게 곤란할 일은 없다. 그래도 가끔 일본의 맛이 그리워질 때면, “요리 한번 해볼까?” 보다도 “후리카케만 있으면 되지” 하고 간편하게 일본의 맛을 즐긴다.

 

「후리카케」는 일본어로 밥에 “뿌려(후리카케) 먹는다”는 뜻에서 이름이 붙여졌다. 최근 한국에서도 판매되고 있는 후리카케를 사먹어 봤지만, 역시 기대했던 일본의 맛은 찾아볼 수 없었다.
그래서 일본에 갈 일이 생기면 후리카케를 잔뜩 사가지고 온다. 친구에게 부탁하여 사다 달라고도 한다. 작게 포장된 한끼 식사용 후리카케는 해외여행을 갈 때에도 가방에 조금씩 넣어 외식할 때 사용할 수 있어 매우 편리하다. 식사 때 뿌려서 먹는 것 뿐만 아니라 주먹밥을 만들어 나들이에 가지고 가거나, 도시락에는 날짜별로 맛이 다른 후리카케를 뿌려 먹으면 영양도 만점이고 매일 색다른 맛도 즐길 수 있다.

 

필자는 세상 물정을 알기 시작할 무렵부터 후리카케를 먹었다. 반찬이 없어도 밥과 후리카케만 있으면 한 끼 해결할 수 있을 정도다. 옛날에도 지금도 늘 찬장 안에는 후리카케가 있다. 그 중에서도 김(:노리)과 계란(:다마고)이 들어있는「노리다마후리카케」는 떨어질 날이 없다. 필자 이름이「노리코」라는 이유만으로 노리다마에 특별한 친근감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어릴 적에는 가츠오(다랑어포), 다라코(명태알), 고마시오(깨소금), 그리고 노리다마 등 종류가 그다지 많지 않았으나 현재에는 엄청난 종류의 후리카케가 있다.

 

원래 후리카케는 다이쇼시대 초기에 구마모토의 약제사인 요시마루 스에키치(吉丸末吉)란 분이 일본인의 칼슘 부족을 보충하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었는데, 생선 뼈를 갈아서 밥에 뿌려먹는다는 발상에 착안, 건조된 생선의

뼛가루에 조미료, 깨, 김 등을 첨가하여 생선을 싫어하는 사람도 먹을 수 있도록 고안한 것이라고 한다. 원래는 건강을 보완하기 위한 “약” 이었던 셈이다. 그 후 상품화되어「~의 친구」란 이름으로 팔렸는데, 1959년에 설립된 일본전국후리카케협회가 후리카케 식품의 정의를 내린 후 정식으로 후리카케라는 이름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지금은 후리카케란 이름 전에「부드러운~」「어른의~」「맛있는~」등 여러가지 이름을 붙여 상품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지금은 그 재료도 풍부하다. 필자 집에 있는 것만해도 노리다마는 물론, 샤케(연어), 다라코(명태알), 치리멘(잔멸치), 와카메(미역), 와카나(나물) 등 무려 17종이나 있다.

 

최근에는 밥에 뿌려먹는 것 이외에 여러가지 요리에 응용하여 사용되고 있다. 뜨거운 물을 부어 먹으면 오차즈케*가 되고, 볶음밥이나 파스타, 우동, 스프 등에도 넣을 수 있으며, 데친 야채나 샐러드에도 사용하며, 구이나 튀김 등 아이디어에 따라 다양한 요리가 될 수 있다. 후리카케는 맛있기도 하지만 장기간 보관이 가능하고 가지고 다니기에도 편리하며, 무엇보다도 저렴한 가격에 여러가지 종류가 있어 그리운 일본의 맛을 언제 어디서라도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일본 최고의 음식이다.

 

<글 : 일본어부 나카자와 노리코>

* 오차즈케 : 지난 연재에서 소개한 일본음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