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미술을 내 주변에서…세련되고 즐거운 공간

1938년 시나가와구(品川區) 고덴야마(御殿山)의 고급주택가에 세워진 바우하우스 양식의 저택. 이 2층 건물이 Contemporary Art전문 미술관이 된 것은 1979년의 일이다.
현대미술이라고 하면, 난해하고 이해하기 어렵다는 인상을 갖고 있는 사람이 적지 않다. 하지만, 여기 하라미술관을 걷고 있노라면, 그런 선입관에서 벗어나게 되는 것을 실감할 수 있다. 독특한 분위기를 지닌 세련된 공간, 그 편안하고 조용한 분위기 때문에 일단 마음이 편안해 진다. 그러면 작품을 자유롭게 즐기면 되는 것이다.
커다란 창과 부드러운 곡선을 가진 독특한 전시공간뿐만 아니라, 뜰이나 복도, 계단 등에 아무렇지 않게 작품이 놓여 있다.

컬렉션은 1950년이후의 현대미술의 흐름을 따라, 대표작가의 주요작품을 다수 수집해 두었다. 쟝 뒤뷔페, 제스퍼 존스, 앤디 워홀, 로이 리키텐슈타인, 이브 클라인, 백남준, 아라카와 슈우사쿠(荒川修作), 이마이 토시미쯔(今井俊滿), 쿠사마 야요이(草間弥生), 이사무 노구치….
또한 야외조각, 사진, 비디오, 인스터레이션 등 폭넓은 장르의 600점이 넘는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특이한 것이 3층 전시실 전체를 사용한 쟝 피에르 레이노의 인스터레이션「제로의 공간」이다. 바닥에서 천정까지 흰색타일로 둘러쌓인 불가사의한 공간이다. 본다고 하기보다 마치 작품에 동화되어 가는 듯한 자극적인 경험을 맛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