さめかかる肌に柚湯の匂ひけり(*)   - 長谷川かな女

일년 중 해가 가장 짧은 동지에는 단호박을 먹거나 목욕물에 유자를 넣어 유자탕 목욕을 하는 습관이 있다. 유자탕 목욕을 하면 살이 건조해지거나 트는 것을 막고 감기를 예방하는 데 좋다고 알려져 있으나, 무엇보다도 향긋한 향기에 매력이 있다고 감히 말할 수 있다.

일본요리에서 “유자”하면 유자 껍질을 띄운 스프나 삶은 음식, 유자 맛 미소(:된장) 등 응용된 식품ㆍ요리가 떠오르는 것처럼, 과자에서도 유자의 향을 살리기 위해 많은 궁리를 하고 있다. 유자 맛 전병, 양갱, 柚餠子(유베시:유자 속을 파내 흰 미소와 호도, 설탕을 넣어 찐 것) 등이 그 예라고 할 수 있다. 특정 시기만이 아닌 연중 늘 판매되는 상품도 있지만, 생과자로는 동지와 관련해 12월에 많이 만들어지고 있다. 옆 사진의 柚形(유가타)도 그 중 하나로 모양도 유자와 똑같다. 유가타는 만쥬 종류인데 곱게 갈은 유자 껍질을 반죽에 섞어 만든 것으로, 이 계절이 아니고는 볼 수 없는 과자이다.
柚形(유가타)
雪餠(유키모치)
유자와 함께 눈길을 끄는 것이 설(雪)자를 새기거나 눈 모양으로 장식된 과자다. 雪月花(세츠겟카:아름다운 것을 지칭하는 대명사)라는 단어가 있을 정도로, 일본인들은 눈을 매우 아름답게 느낀다고 볼 수 있다. 눈처럼 하얀 생과자를 만들거나 소나무, 대나무, 매화 꽃 형태에 흰 소보로를 뿌려 마치 눈이 내린 것 같은 모양의 생과자를 만들기도 하고, 또 눈 모양의 낙인이나 틀을 사용하여 만들곤 한다.
사진의 雪餠(유키모치)도 눈을 뭉친 것 같은 모양을 하고 있어 마치 시의 정취를 머금고 있다. 유키모치는 薯藷芋(죠요이모:마 종류)(つくね芋)를 찐 것에 설탕을 넣어 체에 걸러 소보로 상태로 만든 것을 젓가락으로 팥소 표면에 붙여 마무리한다.

재료인 죠요이모는 가을부터 봄까지 과자에서는 빼놓을 수 없는 소재이다. 잘 알려진 薯藷(죠요)만쥬는 上用粉(죠요코:멥쌀을 제분한 것으로 上新紛(죠신코:쌀 가루)보다 입자가 곱다)와 설탕을 섞어놓은 것에 죠요이모를 으깨 넣어 반죽한 다음, 그 안에 소를 넣고 만들어 찐 것이다. 또 막대처럼 길게 만든 것으로「かるかん(가루캉)」이 있는데, 이것은 鹿兒島(가고시마)의 명물로 잘 알려져 있다.
사실 앞에서 이야기 한 유가타도 죠요만쥬와 제조방법이 같다. 같은 芋(이모:고구마, 토란 등 알줄기의 총칭)를 사용하면서도 색과 모양이 완전히 다른 과자가 만들어 진다는 것은 참 희한한 일이다. 이런 점들이 과자의 재미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 さめかかる肌に柚湯の匂ひけり (사메카카루하다니 유즈유노니오이케리) – “목욕 후 몸의 따뜻한 온기는 약간 가셔도 유자의 향긋한 내음은 남아있네...” 라는 뜻


글과 사진을 제공해 주신 虎屋(도라야)와 나카야마 선생님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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冬籠(후유고모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