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에는 쉽게 눈에 띄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이 있다. 일본의 다도와 가부키 등의 전통적인 예술, 예능은 전자를 대표하는 것으로, 소개용 혹은 감상용 비디오가 다수 시판되고 있다. 그러나 일상생활과 근접한 문화는 영화 등과 같은 영상물에서 골라 내는 편이 이해하기 쉬울 때가 있다. 이것은 주위의 상황과 문맥을 병행하여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男はつらいよ」시리즈 중, 일생의 한 전환점이 되는 관혼상제, 4계의 변화를 상징하는 풍물시, 일상생활의 한 단면을 살짝 엿볼 수 있는 장면을 각각 조금씩 소개하고자 한다.

■ 장례식

현대의 일본에서는 죽음에 임하는 모습이 다양해지고 있다. 이것은 장례 양식으로 대표되는데, 매장이나 묘의 형태, 혹은 검체(檢體)와 장기기증이란 것들도 그 양식에 포함되는 것일지도 모른다.
「男はつらいよ」(제8작)에 장례의 일련의 흐름을 10분 정도 볼 수 있는 부분이 있다. 도라상이 나오는 장면에서는 많은 터부를 범하고 있기 때문에 이에 주의하면서 볼 필요가 있으나, 그 도라상의 비상식적인 행동이 대조적이므로 장례에 임하는 일본인의 상식을 잘 알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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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풍물시

일본인은 계절감 있는 것을 좋아한다. 슈퍼에 가면「季節限定」이라고 되어 있는 상품을 여럿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상술의 출발점은 계절의 변화와 제철을 즐기는 일본 문화일 것이다.
도라상 영화에는 그런 계절의 풍물시가 많이 나온다. 단 수초간만 비춰지는 경우도 많아서 놓치기 쉽긴 하나, 일본인은 그것만으로 충분히 풍정과 계절감을 읽어낸다. 그 중에는 현재는 찾아보기 힘들어진 것도 있으나, 오히려 거기에서 일본의 원풍경 같은 것을 느끼는 이도 많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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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안

도라상 영화에는 자주 집 안의 모습이 나온다. 도라상 집의 구조는 조금 특이해서 여기서는 건축물로서의 집이 아닌 생활의 장으로서의 집 안을, 그 안에 있는 사람들의 모습과 함께 보면 좋을 것이다.

가령, 이불에 들어가 자고 있는 모습, 가족이 식탁을 둘러싸고 식사를 하는 모습과 메뉴, 고타츠에 들어가 다 함께 텔레비전을 보고 있는 모습, 좌식 탁자에 앉아서 공부하고 있는 모습 등, 다다밋방에서 이루어지는 생활모습을 볼 수 있으며, 방한용 실내복으로 목욕 후 입었던 단젠과 소매 있는 앞치마인 갓뽀기 등을 입고 있는 모습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