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품 같은 바다마을, 쇼난

 

쇼난이라고 하면 먼저「바다」, 「드라이브장소」를 떠올리는 사람이 많을 정도로 도회로부터 그다지 떨어져 있지 않으면서도 도회의 어수선한 기분에서 해방시켜주는 장소이다. 이번에는 쇼난의 두 번째 키워드를 만족시켜주는 드라이브・사이클링코스를 소개하고자 한다.


히라쓰카(平塚)에서 요코스카(横須賀)방면을 연결하는 134번 국도를 이용하여 치가사키(茅ヶ崎)해안에서 가마구라(鎌倉)방면을 향하여 가다 보면, 양쪽으로 빽빽하게 들어선 나무에 둘러싸인 실로 바다가 가까이에 있음을 느끼게 해주는 길을 만나게 된다. 이 도로의 일부는 일본에서 신년 연례행사로 열리는「하코네역전마라톤(箱根 駅伝)」의 코스로서 매년 이용되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평탄하면서 비교적 일직선으로 뻗어 있는 이 길은 왠지 일반도로와는 다른 해방감을 느끼게 한다. 일반도로와는 다른 해방감을 느끼게 한다.

 

(시라스회덮밥・사진제공:후쿠(福))

그래서인지 역전과는 다른 의미의 하시리야(走り屋:불법개조한 차로 폭주하는 사람)로 불리는 사람들도 이 길을 선호한다고 한다. 소나무 숲을 넘으면 바로 바다가 펼쳐진다. 이 바다는 지가사키(茅ヶ崎), 쓰지도( 辻堂)해안이라 불리며, 바다자체는 그다지 아름답지는 않으나 여름이 되면 많은 관광객들로 북적거린다. 그래서 해안선을 따라 관광객을 상대로 하는 음식점들이 즐비하다. 


이 쇼난지구는 시라스(치어)어업이 활발한데, 시라스의 신선도가 매우 좋아 날것으로 즐기는 “나마 시라스”가 유명하다. 아침에 갓 잡아 올린 시라스를 덮밥형식으로 내놓는 음식점도 많고, 일부러 이 시라스회덮밥을 먹기 위해 방문하는 이들도 많다고 한다. 신선한 “시라스 생물에서만 맛볼 수 있는 절묘한 맛”이라고 일컬어지는데, 유감스럽게도 난 아직 그 맛을 접한 적이 없다.

 

지가사키해안, 쓰지도해안을 넘어 소나무숲이 끝나는 지점에 서면, 바다가 더욱 선명하게 보인다. 여기저기 배가 보이기도 하고, 해변이 보이기도 한다. 그리고 오른 쪽으로 괴상하리만큼 큰 등대가 있는 섬이 위치한다. 이 곳이 바로 에노시마(江の島)이다.

(에노시마江ノ島-사진제공:w:ja:User:Gleam/위키백과로부터)

1,821년에 세워졌으며, 에노시마의 현관이라고도 불리는 후지사와시(藤沢市)의 지정문화재「세이도노도리이(青銅の鳥居:청동으로 제작)」를 지나면, 날씨가 좋은 날이면 후지산을 비롯하여 하코네와 요코하마랜드마크타워 등을 조망할 수 있는 등대, 그리고 바다의 수호여신이 모셔진 에노시마진자(江の島神社), 옛날, 바다에 사는 머리 다섯 달린 사악한 용이 섬에 나타난 선녀와 사랑에 빠져 개심 끝에 연을 맺는다는 전설을 갖고 있는 연인의 언덕(이곳에 있는 종을 울린 연인은 결코 헤어지지 않는다고 한다) 등이 있다.

 

(신에노시마수족관(新江ノ島水族館)

사진제공:Fuyu/위키백과로부터)

여러 채의 음식점이 늘어서 있는 진자의 참배로, 산도(参道)로 향하는 길은 영화「남자는 괴로워(男はつらいよ)」의 촬영지로서도 유명하다. 특히, 여름 휴가철에는 많은 관광객이 찾아오는데, 그 만큼 크지도 않은 에노시마에는 사람들로 가득찬다. 또한, 에노시마에서 아주 가까운 거리에 있는 신에노시마수족관도 가족과 연인들 사이에 인기가 있는 곳이다. 사가미만(相模湾)에 면한 관내에 있는 약2만마리의 물고기들이 헤엄치는 수족관을 마주하면 마치 바다 속에 있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된다. 신에노시마수족관의 유달리 눈에 띄는 다른 점은 돌 고래와 고래 등, 다양한 물고기를 보면서 결혼식 뒷풀이라든가 파티 공간을 빌려준다는 것이다. 또한, 실제 수중 결혼식도 가능하다고 한다. 여름에는 에노시마불꽃놀이를 볼 수 있는 최적의 장소이기도 하여, 이 곳에서 불꽃놀이를 즐길 수 있도록 장소대여를 하기도 한다. 가족이 참가하는 프로그램으로 밤에 수족관을 관찰하는 나이트관광프로그램이 있다는 점 또한 이 수족관의 색다른 특징이며, 인기 비결의 하나일 것이다.

 

 

그리고 에노시마를 지나 길을 따라 걷다 보면, 건물을 따라 조금씩 모습을 드러내는 바다가 일시에 한눈에 들어온다. 도로 바로 옆은 모래사장이다. 이 곳이 바로 시치리가하마(七里ガ浜)라고 불리는 2.9KM의 모래사장이다. 시치리가하마는 우타가와히로시게(歌川広重)의 후지산36경(富士三十六景)의 소재가 된 장소로, 예로부터 다수의 우키요에 등에 등장하고 있다. 오른 쪽에는 바다, 왼쪽으로는 에노덴(江ノ電)이라고 불리는 복고풍의 전차 선로가 보인다.

 

에노덴이란, 메이지(明治) 35년(서기1902년)에 개통된 후지사와(藤沢)―가마쿠라(鎌倉)까지 10KM, 34분 거리의 길을 잇는 노면전차를 말한다. 차내가 그다지 넓지 않으며, 선로는 단식으로 거의 1면으로만 되어 있다. 역무원이 없는 곳도 많은 이 노선은 그럼에도 불편함과 귀찮음을 전혀 느낄 수 없는 고전적인 분위기를 지니고 있다. 특히「가마쿠라고교역(鎌倉高校前駅)」의 풍경은 뭐라 형용할 수 없는 맛을 느끼게 해 준다. 역의 벤치에 앉아 바다를 조망하다 보면, 단순히 전차를 기다리는 것만이 목적이 아닌 것처럼 느껴질 정도로 아름답다. 이 곳의 풍경은 쇼난의 대표적인 이미지로서 다양한 영상과 사진으로 표현되고 있는 까닭에 가마쿠라고교역에서 시치리가하마 부근은 영화 혹은 드라마의 촬영지가 되기도 하고, 만화의 무대로서도 자주 그려지는 곳이기도 하다. 그런 연유로 연예인을 만날 기회가 많은 것도 사실이다. 또한 많은 서퍼가 연중 파도를 타기 위하여 이 부근을 찾는다.

(좌-에노덴(江ノ電),시치리가하마(七里ガ浜)-사진제공:Kamakura/위키백과로부터)
(우-가마쿠라고교역(鎌倉高校駅前)-사진제공:s.fukasawa/위키백과로부터)

바다를 따라 가마쿠라방면으로 향하다 보면, 해안선을 따라 횃불을 밝히고 있는 하와이안카레점이 나온다. 가게 안은 하와이안 음악이 흐르고 점원들 모두는 알로하 셔츠에 하와이안 드레스에 꽃장식을 하고 있다. 마치 하와이에 와 있는 기분이 된다. 테라스에 앉아 바다를 조망하며 음미하는 볼륨 만점의 카레는 도회생활의 피로를 싹 가시게 해 주며, 다시 찾아 오고 싶을 정도로 농후한 맛을 낸다.


나는 일로 스트레스가 쌓이거나 고민이 있을 때, 이 난쇼 코스를 드라이브하는 일이 많다. 난쇼의 바다는 언제고 나를 흔쾌히 받아 주는 마치「어머니의 품」과도 같은 장소이기 때문이다.

 

출전: 크리에이티브・커먼스
http://creativecommons.org/licenses/by-sa/3.0/deed.ja

<총무부/노구치 도모코>


크게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