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카에서의 두 번째 유학

 

서보건

영남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20013월 오사카대학에서 학위를 받고 귀국하여 공직에서 이론과 실무를 접하고 나서 2005년 대학으로 돌아오게 되었다. 나의 전공은 법학으로 당시, 로스쿨이라는 법학전문대학원의 준비가 한창이었고, 그 열기는 지금도 각 대학이 변호사시험 합격을 위해 대단히 노력하고 있다. 그렇게 대학원을 마치고 십여 년 동안 전공분야에서 생활하면서 새로운 연구분야에 대한 관심과 자신에 대한 성찰이 필요했기에 더 이상 연구년을 미룰 수 없었다.

▲ 히예잔에서 바라본 일본최대의 호수 비와코
마침 일본국제교류기금의 공고를 보게 되어 이번 계기로 보다 넓게 일본을 경험하고자 지원서를 제출, 채택이 되어, 201310, 10개월의 새로운 제2의 오사카 유학생활이 시작되었다. 마침 일본도 로스쿨제도 뿐만 아니라 다변화하는 사회에 대처하기 위한 여러 가지 법제도가 우리와 비슷했으므로, 학문적으로 보다 많은 연구자료뿐 아니라 새로운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일본의 대처방안 등은 우리에게 주는 시사점이 많을 것이라 판단했다. 10개월 동안, 가급적 새로운 곳에서 적응하는 시간을 줄이고 최대한의 효과를 얻기 위해 졸업한 학교인 오사카대학에 지원하였다.

우선, 일본에 가기 전에 몇 가지 계획을 세웠다. 첫째는 지정된 연구주제인 다문화제도에 관한 한일간 비교법적인 관점에서 법제도적 장치에 관한 연구와 연구주제에 대한 개발이었고, 둘째는 새로운 일본 학자들 간의 교류 확대였다. 내가 있을 당시 일본은 1955년에 출생한 분이 상당히 주도적인
         ▲ 일본의 고야산
역할을 담당하고 있었기에 그 분들을 잇는 새로운 연구자들과 교류를 확대하는 것이었다. 셋째는 유학시절에는 여러 가지 바쁜 현실 때문에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던 일본의 역사나 다양한 사회적 체험과 함께 다른 분야의 분들과 교류를 하는 것이었다. 이러한 목표를 세우고, 먼저 다문화관련 법제도와 각 지역에 있는 다문화센터 등을 방문하여 방문조사를 하고, 우리의 법제도와 비교하는 연구를 진행하였다. 둘째는 오사카대학 뿐만 아니라 간사이 대학이나 교토대학 등 주변의 다른 대학의 연구모임이 있으면 참석하여 교류를 확대하였다. 셋째는 일본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것이었다. 사실 일본에서 공부했다고는 하지만, 자신의 분야 외에는 거의 관심을 가지지 않았던 나에게 누군가 일본에 대해서 물어볼 때마다 알지 못하는 자신이 부끄럽기도 하였다. 역사적 유적지나 관광지를 가더라도 단순한 내용과 의미 밖에 알지 못하였기에, 이를 보충하고자 하는 마음이 강하였다. 그래서 우선 일본 역사를 포함하여 일본관련 역사 문화에 관한 내용을 틈틈이 자료를 조사하고 스크랩을 하게 되었다. 그러자, 그 동안 갔던 곳도 새롭게 보이게 되고, 점점 더 일본을 알기 위한 역사 문화적인 곳을 주로 찾게 되었다. 교토유적지의 재발견, 고야산(高野山)이나 히예잔(比叡山), 규슈일주 등 일본역사에서 중요한 곳 들을 여행하는 것은 바쁜 연구생활 중에서도 최고의 경험이었다고 생각된다. 또한 일본국제교류기금 교토지부에서 만들어 준, 교토문화체험 관련프로그램, 일본의 과학기술의 대표인 로봇연구탐방, 각종 전시회, 흔히 볼 수 없는 교토의 영빈관 방문 등도 색다른 경험이었다. 역시 아는 만큼 보이듯이, 나름대로 공부하고 준비할 때만이 자기 것이 된다는 것을 더욱 느끼며, 좀 더 많은 준비를 하고 갔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끝으로, 일본국제교류기금 덕분에 처음 다녀온 이번 연구년은 알차게 일본을 이해하는데 좋은 계기였다고 생각되며, 보다 이 프로그램이 활성화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