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 : 후지역 - 竹取物語(다케토리모노가타리)

「いまはむかし、竹取の翁というものありけり(:옛날 옛적, "다케토리노오키나"라고 불리는 사람이 있었다.)」라고 시작되는「竹取物語(다케토리모노가타리)」는 9세기 후반내지 10세기 초에 만들어졌다고 보는 일본의 가장 오래된 이야기이다. 일반적으로는 어린이용 동화와 같은 형태로 유포되어 있는데, 원전을 읽어도 비교적 평이한 당시의 언어로 쓰여져 있어, 오히려 그 후에 만들어진 많은 고전문학보다 직접적으로 이해하기 쉬운 작품이다.
내용을 보면, 아이가 없는 다케토리노오키나 노인이 어느 날 뿌리에서 빛이 나는 대나무를 자르자, 그 안에서 매우 작고 아름다운 여자 아이가 있었다는 묘사로 시작된다. 노부부 밑에서 자란 이 <かぐや姬(가구야히메)>는 이윽고 천하 제일의 미인으로 성장하여 5명의 귀공자로부터 적극적인 구혼을 받게 되지만, 각각 난제를 내어 모두 거절해 버린다. 마지막으로 황제의 부름에도 응하지 않더니 8월 15일 밤 달의 세계로 돌아간다는 이야기이다.
도카이도(東海道)선 후지(富士)역에서 이「다케토리모노가타리」에키벤을 팔고 있는 것은, 이야기의 마지막 단에 써있는 일본 최초의 어원탐방 에피소드에 따른다.
달에서 온 사자를 따라 승천하는 가구야히메와 노부부와의 눈물겨운 이별에 이어, 가구야히메는 자신의 유품으로 깃옷(선녀옷), 편지, 不死(후지:불사)약을 두고 떠난다. 그러나, 노부부는 이제 딸을 만날 수 없게 된 상태에서 불사약이 무슨 도움이 될까 한탄한다. 황제는 이를 전해 듣고 신하에게「하늘과 가장 가까운 산은 어딘가」라고 물어,「스루가(駿河)국에 있는 산」이라는 대답에 따라, 지금의 후지(富士)산 정상에 이 유품들을 옮겨 태워 버린다. 당시에는 후지산이 활화산으로 늘 산 정상에서 연기가 나왔었다고 알려져 있으나, 이 이야기에서는 불사약을 태운 연기가 그 연기라고 연결짓고 있다. <후지(不死)>가 <후지(富士)>가 되었다고 보는 것이다.
독립봉우리 후지산은 멀리 300km 떨어진 지점에서도 보이는 산으로, 특히 도카이도선의 많은 역에서 산의 변화무쌍한 모습을 잘 볼 수 있다. 그러나 <후지(富士)>라는 이름 그대로를 사용한 역은 이곳 뿐으로,「다케토리모노가타리」도시락이 팔리는 근거가 된 것이다.



포장에 그려진 가구야히메는 꽤 시골스러운 그림으로 성인의 가구야히메와는 다른 이미지이지만, 어딘가 모르게 고대의 소박한 분위기를 가지고 있다. 도시락 용기는 다케토리(竹取)에 기인하여 대나무 바구니에 담겨져 있고, 지방 풍습을 반영하여 표고버섯, 죽순, 밤 등 산에서 나는 것과 가리비, 보리새우 등 바다에서 나는 생물이 어우러져 있다. 또 작은 데마리(:실로 만든 공) 모양으로 빚어낸 밀가루 반죽이 귀족적이며 소녀적인 악센트를 주고 있다. 지금은 연기를 내지 않은 후지산을 차창에서 바라보며, 천년 전 이야기를 떠올리며 먹으면「다케토리모노가타리」가 또 다른 맛을 내지 않을까.

<글: 본센터 소장 구보 가즈아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