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사ㆍ글 : 河島伸子 (同志社대학 경제학부 교수)

 

지방자치체
지방자치체에서는 1990년대에 문화시설의 건설이 활발하게 이루어졌다. 1970년대에 만들어진 문화회관은 가요 쇼, 가부키 공연, 오케스트라 공연 등 다양한 공연형태를 모두 소화하기 위한「무목적」인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1990년대에 건설된 문화홀의 경우 전문성과 설비면에서 고도인 것이 추구되었다. 예를 들어 음향 질을 추구하는 클래식음악 전문홀과 좌석수는 적지만 무대 뒷부분에 충실한 연극 전문홀 등이 만들어졌다. 또「소프트가 없다」는 비판에 대해서는 지난회에 설명했었는데, 그 비판을 받아들여 전속극단을 갖는 시설(예:에도예술관)이나 전문가를 대담하게 기용해 기획을 전개하는 예(세타가야 퍼블릭시어터, 시즈오카무대예술센터 등)가 생긴 점은 특필할만한 일로 평가된다. 또 지역 학교 등에 음악교육의 공급을 기대할 수 있도록 되기도 했다.

이처럼 예술면에서 생각해 낸 아이디어 이외에 운영면에서도 새로운 움직임이 생겨났다. 예를 들어 가나자와 예술촌에서는 시민의 자주운영이라는 형태를 취했다. 앞으로는 지방분권의 추진과 문화예술진흥기본법의 제정을 받아들여 지방자치체가 독자적인 문화정책을 전개해 가는 일이 기대되고 있다.

 

기업 메세나
기업메세나협의회 설립 후 10년이 지났고 시장경기도 후퇴하고 있어, 메세나는 확실히 금액면에서 건당 지원액이 축소되었지만, 1995년 이후 회사당 지원액은 거의 같은 수준으로 되었다. 일부에서는 필사적이 될 정도로, 불황이라서 메세나가 삭감된다기 보다는 이미 메세나에 관한 담당부서도 설치하여 전문화를 추구한 기업도 많아, 적어도 회원기업에서는 정착한 활동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또 각 기업내의 메세나 전문담당부서에서는 기업 메세나의 이념ㆍ실행방침ㆍ대상의 명확화, 신진예술가에의 지원, 발표 뿐만 아니라 창조과정에의 투자가 진행되었다. 여러 회사가 공동으로 실시하는 메세나, 사원을 끌어들인 메세나, 기업의 본업을 살린 메세나의 개시 등도 보여지게 된다.

 

- 기업 메세나의 구체적인 형태
그렇다면 기업 메세나는 구체적으로는 어떤 형태를 취하고 있을까.
종래부터 있어 온 첫번째 형태는 기업 스스로가 문화사업이나 이벤트의 주최자가 되어 사업을 진행하는 방법이다. 두번째는 조성으로, 이미 문화단체 측에서 진행해온 계획에 대해 자금 일부를 제공하는 방법이다. 기업 메세나의 등장 이전에는 첫번째 방법이 많아 기업 미술관, 기업 콘서트홀 등의 운영이 어디까지나 중심이었고, 두번째 방법에 대해서는 성대한 공연의 광고선전비 정도였다. 그러던 것이 기업 메세나가 등장함에 따라 조성금 지원 방식이 확대되었는데, 그 중에서도 대중적이지 않은 전위적인 예술 활동이나 신진 예술가에의 조성이 증가했다. 기업 메세나의 첫번째 형태로서 설명한 자주기획면에서도 기업이 적자를 각오하고 장기간 유지해 온 현대문화의 소개나 각종 현장활동 등도 국경을 뛰어넘은 컨템퍼러리한 문화의 소개와 일본에서의 발신에 기여해 왔다.

 

근래의 기업 메세나는 예술문화 지원정책의 금후 실행방법을 시사하는 바가 많은데, 몇 개의 새로운 경향이 생겨나고 있다. 그 하나는 개개의 예술활동 창조와 발표가 아닌, 그것을 지지하는 매니지먼트에의 지원이 시작된 점이다. 이는 각 사업에 조성하는 것 뿐만 아니라 예술문화활동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기초적 토대를 만들지않으면 안된다는 인식에 근거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현재 중장기적으로 필요한 것이 예술문화단체에서 아티스트들이 가진 창조성ㆍ발상을 어떠한 형식을 취해 감상자들에게, 또 사회 전체로 이어지게 하는 일, 말하자면 아트 매니지먼트이다. 그러나 일본의 많은 예술문화단체는 위와 같은 점에서 전문성이 높다고 말할 수 없는데, 예를 들어 기업에게 조성을 의뢰할 때의 프레젠테이션 기술마저 지니지 못한 곳이 부지기수이다. 그래서 도요타자동차에서는 1996년부터 도요타 매니지먼트 강좌를 전국의 도시에서 개최해 왔다. 음악, 미술, 연극 이렇게 세 분야의 입문편에서 상급편까지 회차에 따라 테마가 다르지만 강좌 내용을 매회 기획하고, 지역 아트관계자를 이어주는 기회로서의 기능도 갖는 중요한 메세나 활동의 하나로서 거론하고 있다.
최근 메세나에서 또 하나의 새로운 움직임은 감상자 참가형 활동에의 지원이 시작된 점이다. 메세나 초기에는 질 높은 예술활동을 신중하게 소개함에 따라 일반시민에게도 받아들여지리라는 가정이 기업 메세나를 지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감상자가 추구하고 있는 것은 단순한 감상이 아닌 어떤「참가」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생겨났다. 아사히맥주는 신진 예술가, 새로운 예술표현에의 지원에 힘을 쏟고 있는 기업인데, 최근에는 그 중에서 감상자 참가형 활동에 주목하고 있다.

 

이처럼 메세나는 불황이지만 일정수의 기업에서는 조금씩이라도 활동하는 것으로 정착되어 있다. 한편 메세나 기업의 과제라면 메세나의 정당화와 이론화만이 아닌, 메세나를 더욱 효과적으로 해나가는 인식으로 변화한 점이다. 여기에서 말하는 “효과적”이란 기업 이미지 향상과 같은 좁은 의미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다양한 가치관이 공존하여 생활의 질이 높은 사회를 만드는 일에 공헌할 수 있을까라는 장기적인 시점에서의 효과이다. 따라서 점점 더 전략적인 매니지먼트의 힘과 활동의 사회성이 추구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