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사ㆍ글 : 河島伸子

■ 신보수주의와 문화정책 개혁

영국 문화정책의 중심 과제는 시대에 따라 변화해 왔는데, 특히 1980년대부터 1990년대 사이, 말하자면 신보수주의 시대에 매우 큰 변화를 겪게 된다. 1979년의 마가렛 대처 수상부터 존 메이저 수상에 이르기까지 이 시기의 영국은 재정긴축을 단행하는 한편 행정개혁, 복지국가로의 개혁에 몰두하게 된다. 국영기업을 민영화 시키고, 행정운영에 시장원리를 도입하는 등 정부기관의 효율화를 도모하였다. 이 같은 사고방식이 문화정책에도 적용되어 다음과 같은 큰 방침이 생기게 되었다.

1) 문화를 지탱하는 자금의 다각화
기업 스폰서 장려, 문화단체 스스로의 자금 구입 지원 권장
2) 고객, 청중을 중심으로 한 문화운영 강조
문화단체들이 일방적으로 자기들이 하고싶은 일을 추진하는 게 아니라, 청중이 무엇을 원하는지, 아직 행사에 한번도 참가해보지 않은 일반시민들은 무엇을 원하는지를 이해한 상태에서 서비스를 개발ㆍ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인식
3) 문화단체의「기업화」, 매니지먼트 기술의 장려
효과적으로 공적자금을 사용하기 위해 전략적인 계획과 실시의 필요성, 특히 마케팅 전략의 도입 강조

- 기업 스폰서 발전
위의 장려 결과 세 가지의 구체적 현상이 나타났는데, 첫번째가 기업 스폰서의 발전으로, 기업이 순수하게 상업적으로 스폰서 하는 것을 말한다. 기업으로서는 기업명이나 브랜드명의 노출, 특정층을 겨냥한 마케팅이 가능해진 것으로, 특히 오페라 등의 감상을 통해 상위계급을 접대할 기회가 생겨났다. 정책적으로도 기업과 문화와의 결탁을 이어나가기 위해 정부에서도 기금을 만들거나, 문화단체가 스폰서를 구한 경우 그 획득금액과 같은 액수의 금액을 기금에서 내어주는 인센티브 제도를 만들기도 했다. 이에 따라 기업으로부터의 스폰서가 매우 크게 늘어났다.

- 문화 마케팅의 발달
두번째 변화는 문화 마케팅의 발달이다. 여기에서의 마케팅이란 요컨대 최종 서비스의 소비자인 청중, 입관자, 그리고 일반시민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그들과 직접 커뮤니케이션하면서 파악, 서비스ㆍ품명을 개발ㆍ제공해 가는 것에 의해 효율적인 매니지먼트를 실시하는 것이다. 이러한 마케팅 발달을 권장하기 위해 국가 차원에서도 여러 방책이 세워졌는데, 마케팅 강좌나 세미나, 그리고 대학의 예술매니지먼트 코스에 자금을 제공했다.
이보다 더욱 중요한 의미를 갖는 것이 아트 카운실에서 마케팅 장려에 본격적으로 몰두하게 된 일이다. 카운실 내에 마케팅 전문부서를 만들어 마케팅을 보급시키기 위한 팜플렛 등이나 비디오를 제작했다. 또 일반시민의 문화 참가현황을 알아보기 위해 전국조사를 실시, 각 지역, 각 예술분야에서의 시장 현상과 가능성을 파악해 나갔으며, 각 예술분야에서의 시장조사 등도 정비해 나갔다. 그리고 전국 각 지방에 마케팅 에이전시라는 조직을 설립시켰다.
물론 각 문화단체에서도 독자적으로 고객의 데이터를 작성, 직접 전화나 편지를 보내는 등의 마케팅을 실시하였으나, 직접 마케팅은 포스터 등의 홍보물을 많은 장소에 배포해야 하고 지역 전체 시장의 동향도 파악해야 하는 등 많은 동반업무를 만들었다. 이에 각 단체는 여럿이 자금을 합쳐 상기 업무를 통합적으로 대행하는 곳에 의뢰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생각하게 되며, 마케팅 에이전시는 기본적으로 이런 대행업에서 출발하게 된다.
이러한 노력들에 의해 그때까지 감과 경험에만 의지하며 잠깐씩 해왔던 홍보를, 지식과 기술에 근거해 전문적으로 실시하는 아트 마케팅이라는 업무가 전문직으로서 확립해 나간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입장료가 무료인 미술관ㆍ박물관에서는 그다지 큰 변화가 없었지만, 어떻게 하면 관람자를 늘릴까, 그리고 어떻게 해야 즐거운 박물관으로 만들까를 고민하면서, 서서히「소장품」이 아닌「사람」에게 주목해나가는 매니지먼트의 중요성을 천천히 인식하게 된다.

- 뉴 퍼블릭ㆍ매니지먼트 도입
세번째로 일어난 변화는 문화행정 전반에서의 뉴 퍼블릭 매니지먼트 도입이다. 이에 따라 수 많은 문화단체의 기능 재검토와 명문화, 그 달성을 위한 실행계획, 자금 게획 등이 문서화되어 갔다. 공적 자금을 지원 받기 위해서는 이들 문서와 매해의 실적보고서가 필요해졌는데, 예를 들어 아트 카운실에서도 실적지표를 정해 그 회답을 구하게 되었다. 어떤 의미에서는 숫자에 얽매인 매니지먼트로 되어가는 것처럼 보였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실제로는 아트 카운실이 지원한 단체의 현상을 파악하는 것이 주된 목적이었고, 또 원인 분석한 평가보고서도 함께 제출되어 각 단체의 수직적인 실적이 조성금 금액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치지는 않았다.
그러면서도 장기적ㆍ전략적인 비젼 책정과 실시계획 등 각종 기획서, 계획서에 기초한 체계적인 매니지먼트와 자기평가, 외부평가의 실행은 일정 규모의 문화단체와 그 지원단체와의 사이에서 정착해 있었다. 실제로 각 문화단체가 성공할 수 있는지는 우연한 기회를 어떻게 능숙하게 활용하는지에 달려있지만, 그 기회를 제대로 살리기 위해서도 기본계획과 그것을 문서화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