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11월 2일이면 일본 규슈지역 사가(佐賀)현 가라츠(唐津)시에서는「唐津くんち(가라츠군치)」라는 마츠리가 열린다. 가라츠(唐津)라는 이름은 먼 옛날, 당시 중국의 당(唐)나라로 가는 나루(津)라는 지명에서 유래한다. 아시아 대륙으로의 최단 해상로를 가지고 있는 항으로, 예부터 교류의 문호로서 중국의 영향을 많이 받은 지역이라고 볼 수 있겠다. 이번에 소개하고자 하는 가라츠군치 또한 히키야마(:가마)의 색채와 그 모양을 보면 중국의 영향을 받았다고 금방 알 수 있다.

 

중요무형민속문화재로도 지정되어 있는 가라츠군치는 앞서 잠깐 언급한대로 히키야마가 거리를 행차하는 내용으로 이루어진다. 2일에 시작되어 4일까지 3일에 걸쳐 초대형 가부토(:투구)가 올려진 14대의 히키야마가 시내를 순회한 후 가라츠신사로 들어가는 마츠리이다. 이 초대형 가부토는 1819년에서 1876년까지 57년간 15대가 봉납된 것이었으나, 이 중 한 대가 메이지시대 중기에 없어져 현재는 14대가 현존하게 되었다. 각 히키야마는 뛰어난 공예품으로, 색채며 모양이며 매우 화려한 모습이고, 칠기세공 기법으로 정교하게 만들어졌다. 가히 예술품이라고 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이 14대의 히키야마는 각각 이름이 붙여져 있다. 赤獅子(아카지시), 青獅子(아오지시), 浦島太郎(가메토우라시마타로), 源義経(미나모토노요시츠네노카부토), 鯛(타이), 鳳凰丸(호오마루), 飛龍(히류), 金獅子(긴지시), 武田信玄の兜(다케다신겐노카부토), 上杉謙信の兜(우에스기켄신노카부토), 酒呑童子源頼光(슈텐도지토미나모토노요리미츠카부토), 珠取獅子(다마토리지시), (샤치), 七宝丸(싯포마루)이다. 14대 어느것도 모양과 위엄에 뒤지지 않는데, 각각의 히키야마에 얽힌 역사도 깊다. 개최 기간 이외에는 신사 근처에 있는 히키야마 전시장에 전시ㆍ보관된다고 한다.

 

일본에는 전국 방방 곡곡에 신사가 있어, 계절마다, 해마다 마츠리를 통해 신에게 제를 지내오고 있다. 가라츠군치도 가라츠지방 주민에게 있어서는 결코 빼놓을 수 없는 생활상의 불가결한, 매우 중요한 행사임에 틀림없다. 또한 마츠리에 참가하는 것도 가라츠 사람들의 자랑으로, 살아있는 증거라고도 자부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