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3고(古) 온천이며 3대(代) 명탕의 하나인 아리마(有馬) 온천. 정확히 말하자면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온천이다. 아리마 온천의 존재가 세간에 알려지게 된 것은 일본의 제34대 죠메이(舒明)천황, 제36대 고토쿠(孝徳)천황 (593년~641년) 시절부터이다. 두 천황이 행차한 일로 인해 아리마의 이름이 일약 유명세를 타게 되었는데, 죠메이천황이 86일간 아리마 온천에서 입욕을 즐기며 지냈다는 내용이 일본서기에 나와 있다.

 

최고(最古)의 온천이라서 그런지, 고풍스런 분위기에 마을 크기도 작은 편이라 1시간 정도면 돌아보기에 충분하다. 아리마온천역에서 마을쪽을 향하다 보면 조그만 광장에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동상이 세워져 있다. 이는 여러 차례 화재와 전쟁 등으로 훼손되었던 이 곳을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재건했기 때문인데, 긴 전쟁으로 지친 심신을 아리마 명탕에서 달래었고, 그렇게 유독 아끼는 온천이었기에 원천 개수공사 등의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고 한다.

 

동상을 지나서 본격적으로 온천가를 들어서게 되면, 우선 깅노유(金の湯)라는 원탕이 보인다. 깅노유 입구에는 발을 담글 수 있는 “다이코(太閤)족탕”이 있는데, 왠지 발을 꼭 담가야 할 것 같이 눈길을 잡아 끈다. 뜨끈한 온천수에 발을 담그면 스르르 피곤이 풀린다. 온천을 즐기기 어려운 분들은 이 족탕 만으로도 만족할 정도.
탄산 센베이, 사케만쥬 등 여러 특산물을 판매하는 가게와 각종 탕, 자료관 등을 지나치다 보면 언덕 위 아타고(愛宕)산 공원에 자리한 도센(湯泉)신사에 다다른다. 도센신사는 아리마온천의 두 수호신을 모신 신사이다.
또 하나의 볼거리로는 마을을 가로질러 흐르는 아리마천과 곳곳에 세워진 빨간색 아치의 다리이다. 이곳 천은 봄에 벚꽃 명소로도 유명하다.

 

이제 온천수에 대해 소개해 보자. 아리마 온천의 특색으로 붉은 온천물을 꼽을 수 있는데, 보통 온천에는 온천수 종류가 하나인데 반해, 아리마는 붉은 탕과 일반 탕 두 가지 종류가 있다. 처음에는 붉은 탕을 걸러낸 것이 일반 탕인줄 알았는데, 료칸 주인에게 물어보니 원천에서 두 종류의 탕이 나오는 것이라고 한다. 붉은 색을 띠는 이유는 다량의 철분을 함유하고 있기 때문이라는데, 보기에 꼭 흙을 풀어놓은 것 같아 처음에는 좀 찝찝한 기분이 들지만, 이런 생각은 실제로 온천욕을 하면서 180도 달라지게 된다.
피부에 가볍게 헐은 자국이 있었던 필자는, 탕에 들어가자마자 그 부위가 따끔따끔하면서 아팠는데, 몇 차례 온천욕을 한 다음날 정말 거짓말같이 나았다!!! 또한 온천을 한 후 거의 일주일은 피부가 너무 보드랍고 부드러워서, 그 유명하다는 벳부에서도 느껴보지 못했던 온천욕의 효과를 새삼 확인할 수 있었다.

 

필자가 묶은 곳은 "元湯 龍泉閣(류센카쿠)"란 곳으로, 이 곳에는 노천탕을 비롯하여 수영장까지 갖추어놓고 있다. 또 한시간씩 빌려서 오붓하게 노천욕을 할 수 있는 대절탕도 2개나 있어, 따로따로 목욕하기가 싫은 부부나 가족의 경우에는 아주 안성맞춤이다. 이 밖에도 오락실, 도서실, 탁구대 등도 있어서 숙박과 오락을 겸비한 곳이라고 할 수 있겠다.

 

아리마는 고베시에서 30~40분 거리에 있다. 버스나 열차를 타고 가는 방법과 간사이 지방의 명산 롯코산을 통해 로프웨이를 타고 가는 방법이 있다. 열차가 소위 땡땡열차여서 나름대로 경치를 구경할 수는 있지만, 이왕이면 롯코산 관광도 하면서, 산 정상에서 바라보는 고베 시가지와 산등성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는 로프웨이를 추천한다.

 

고대 온천가의 정취와 뛰어난 수질, 특히 피부미인을 꿈꾸는 여성이라면 꼭 들러야 할 곳이 아닌가 싶다.

 

<글 : 공보편집팀 윤보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