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무네」란 레모네이드(lemonade)에서 변천된 이름이라 여겨진다. 일찍이 일본의 여름 풍물시에 등장했던 라무네는 탄산수에 레몬향료와 설탕으로 맛을 내어, 까마귀알로 마개를 막은 특수한 병에 넣은 청량음료다.

규슈 오이타(大分)현 다케다(竹田)시 나오이리마치(直入町)에 위치한 나가유(長湯) 온천의 하나인 라무네 온천 이름도 이 라무네에 유래한다. 1934년 나가유 온천을 찾은 작가 오사라기 지로(大仏次郎)가, 그의 여행기에 작은 기포가 발생하는 탕에서 목욕을 하면 피부에 탄산 기포가 빽빽이 붙어있다고 하여「라무네 탕」이라 소개한 것이 시발이다.

그 후「라무네 탕」은 단절되어 버렸으나, 2001년 여름 40년만에 다이마루(大丸) 여관의 외탕(:온천여관 등에서 숙박용 건물과 별도로 외부에 설치하는 욕탕)으로서 부활되었다.

 

나가유 온천은 일본 국내에서는 흔치 않은 탄산천으로 알려져 있다. 세리가와(芹川)라는 하천 주변에 약 20채의 숙박처가 온천가를 형성하고 있는데, 용출량과 이산화탄소 함유량, 수온은 물론, 아주 오래 전 일본 제일의 탄산천으로 칭해진 역사도 깊어, 가인 요사노 아키코(与謝野晶子)나 작가 다야마 가타이(田山花袋)도 방문했다고 전해진다. 독일의 온천요양도시와도 우호관계를 맺고 있는데, 그래서 그런지 온천수를 마시며 요양하는 유럽의 온천 스타일처럼 음용하는 장소도 여러 개 설치되어 있다. 또한 온천이 많은 오이타현에서도 나가유 온천은 질 좋기로 유명하여, 예부터 탕치(湯治)하는 장으로서 그 고장 사람들에게 사랑 받아 왔다. 지금도 탕치 전문 숙소가 남아 있다.

 

이 라무네 온천은 나가유 온천가에 있는 다이마루 여관의 별관인데, 라무네 온천 주변에는 다른 온천은 없다. 매끄러운 피부와 마시면 사이다와 같은 혀끝의 감촉. 초여름에는 반딧불이 날아다니고, 개구리 울음소리가 들리는 조용한 정취를 풍긴다.

 

일본 제일의 탄산천이라 불리는 라무네 온천은 다른 탄산천보다 탄산농도가 짙은데 반해 수온이 낮은 것이 특징이다. 수온이 31도로 솔직히 겨울에는 약간 춥긴 하지만, 몸에 붙어있는 탄산 기포가 체내 혈행을 촉진시켜 체온을 높여준다고 한다. 설명판을 보면「30도를 넘으면서 다량의 이온을 품은 천연 탄산천은 독일의 바트 나우하임, 바트 크로친겐, 그리고 이 곳 나가유 온천뿐으로 세계에 3군데 뿐이라고 한다」고 쓰여져 있다.

 

온천수의 색은 옅고 흐린 노란색. 2005년 8월 1일에는 도쿄대학 출신의 건축가 후지모리 데루노부(藤森照信)씨가 설계하여 새롭게 재탄생, 이전의 목조 조립식 같은 건물에서 규모도 디자인도 새로워져, 대합실과 미술관을 포함한「라무네 온천관」으로 오픈하였다. 이전의 은신처 같던 분위기는 모습을 감추고 한방에 관광지화 된 느낌인데, 이는 라무네 온천의 좋은 점이 널리 전해져 먼 곳에서부터도 찾는 사람이 늘었다는 증거이다.

 

 

전이나 지금이나 공통된 점은 다른 온천과는 달리 욕탕에 샤워기도 비누도 샴푸도 없다는 사실이다. 이는 오직 입욕만 한 후의 피부는 모근이 넓어져 촉촉하고 윤기가 있어 아주 상쾌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글 : 운영전문원 카루베 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