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사토 아즈미(佐藤杏美, 일본국제교류기금 로마문화회관)

 

EU의 문화 정책으로서는「Cultura 2000」이라고 하는 문화유산, 문학번역, 퍼포밍아트(음악과 무용, 연극 등 별종의 시간예술의 결합 내지는 종합된 것을 말함), 비쥬얼아트 등의 문화활동을 자금 면에서부터 지원하는 프로그램이 있다. 이탈리아의 독자적인 문화정책이라고 하면 특별히 눈에 띄는 것은 없지만, 이「Cultura 2000」의 프로그램에는 많은 이탈리아의 예술가나 아티스트 그룹, 연구자 등이 적극적으로 참가하고 있는 것 같고 다른 유럽 여러 나라들의 아티스트나 연구자와 공동으로 행하는 프로젝트도 많이 보여진다.
그러나 유럽의 문화적 통합을 고려할 때 유럽 제국은 제각기 긴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자국의 언어, 문화, 생활 습관을 소중히 여기고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이탈리아도 특히 자국의 문화와 이탈리아인인 것에 매우 높은 긍지를 가진 나라지만, 통일된 지 아직 130년 정도 밖에 되지 않았고 로마인, 나폴리인, 밀라노인과 같은 지방마다의 특징이 매우 강하게 남아 있으며 또 그것을 많은 사람이 강하게 바라고 있다.

 

수제품의 젤라또

▲ DOP표시. 유럽 전역에서 통일된 '농산물 및 식품의 원산지 보호법'에 해당되는 제품이라는 표시
이탈리아에는「오래된 길을 버리고 새로운 길을 선택하는 것은 떠나는 길은 알고 있지만 앞으로 발견할 길이 어떠한 것인지는 모른다」라는 속담이 있다.「그러니까 잘 모르는 새로운 것보다 조금 나쁘더라도 낡은 습관을 고집하는 것이 좋다」고 해석되는 예가 많아서 이탈리아인이 매우 보수적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배경이 있기 때문일까, 이탈리아에 있어서의 EU통합의 움직임은 반대로 자국의 문화를 보호, 존중한다는 움직임을 강하게 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예를 들면 최근에 젤라또라고 하는 이탈리안 아이스크림의 직공 연맹이 공장의 대량생산품과 구별해서 가짜 젤라또가 나돌지 않게「수제품의 젤라또 상표」를 마련해 어느 일정한 기준에 따라서 만들어진 젤라또 만이 수제품 젤라또라고 지칭할 수 있도록 하려고 하는 움직임도 있었다.
또 유럽 전토에 있어서도 이제까지 각국에서 기준이 마련되어 있었던 치즈나 와인 등의 전통적 식재를 지키기 위한 식품의 원산지 보호법이 2004년에 유럽 전역에서 통일되어「농산물 및 식품의 원산지 보호법」으로서 시행되고 있다.

 

스파게티를 내쫓자

식품은 특히 각 지방의 특징을 나타내는 것으로 그것을 대변하는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있다. 일본인이 해외에서는「스시」나 「생선회」라고 말해지듯이 이탈리아인의 대명사로서 놀림에 사용되고 있는 말은 역시「스파게티」다. 작년 축구 유럽 선수권 예선 리그 덴마크 대 스웨덴의 시합에서 쌍방 무승부일 경우 덴마크와 스웨덴이 모두 결승 토너먼트에 진출하고 이탈리아가 예선 탈락된다고 할 때, 스탠드에서는「2대 2로 비기고 스파게티를 내쫓자」라는 내용의 현수막이 여러 종류 나와 있었다.
이들 현수막들은 시합 개시 전에 철거되었지만 결국 시합은 2대 2 무승부로 끝났다. 시합 직후 축구 팬의 인터뷰나 인터넷상의 포럼에서는 예선 탈락한 것과 스파게티라고 바보 취급당한 것, 시합을 비기도록 뒤에서 조정했다는 등의 이야기가 계속 나왔지만, 덴마크에 대한 대명사는 물론「버터 쿠키」였다.

 

▲ 유로, 리라 환산용 계산기. 유로가 도입되었을 때 정부가 각 가정에 무상 배포함

 

유로의 도입으로 물가상승
이러한 다양성을 포함한 유럽에 있어서 적어도 이탈리아에서는「EU통합」이라고 하면 통화 통합에 의한 유로의 도입이 역시 가장 먼저 떠오른다. 유로를 도입한 다른 나라에 비해 이탈리아에서의 물가 상승은 비교적 높고 리라에서 유로로 바뀌고 많은 이탈리아인의 생활은 크게 변화했다. 바로 요전날도「하루 동안 쇼핑을 하지 않는다」라고 하는 물가상승에 저항하는 스트라이크가 일어났었다.
정부는 유로 도입 후 가격의 컨트롤을 확실히 해서 시종일관 결코 가격 상승은 없다고 우기고 있지만 상품의 가격은 거의 배로 올랐다. 그런데 급여에 관해서는 정확하게 계산되어 리라 시대와 같은 액수 밖에 받을 수 없기 때문에 유로의 도입에 따라서 이탈리아인들은 자동적으로 전원 다 가난한 사람이 되어 버렸다고 하는 느낌이 매우 강하다.
이 가격의 변화는 이탈리아인의 생활 습관에도 영향을 주어서 유명한 장기 바캉스마저도 호텔 값의 앙등에 따라서 단기에 가까운 곳에서 간단하게 끝내든지, 아예 가지 않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지금까지는 여름은 로마와 같은 대도시에서도 마을에 사람이 부쩍 사라지고 상점도 쉬는 곳이 많았지만 해마다 그 공허함을 느낄 수 없게 되었다고 한다.
이와 같이 국내에서 조차도 지역성이 매우 강해서 북부에 있어서는 유로로부터의 철퇴, 이탈리아로부터의 독립이라고 하는 움직임마저도 나오고 있는 이탈리아에 있어서 유럽의 통합이 진행되는 가운데 향후 어떻게 변화하고 전개해 갈 것인지 흥미롭다.

 

사진제공 : 사토 아즈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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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토 아즈미
2000년 게이오대학 종합정책학부 졸업. IT관련 기업에서 근무 후, 이탈리아 시에나 외국인대학에서 이탈리아어를 습득. 2005년 3월부터 일본국제교류기금 로마문화회관에서 근무

 

遠近(wochi kochi) 제8호(Dec.'05 / Jan. '06)에서 전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