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와타나베 야와라 (渡辺 和, 음악저널리스트)

 

한국 총인구의 4분의 1 가까이를 떠안고 있는 1000만 도시 서울에는 전통 예능 판소리로부터 한류팝스까지 다양한 음악 문화가 절정을 이루고 있다. 다른 아시아 여러 나라들과는 다른 독자적인 전개를 이룬 지 수 십년, 클래식 음악도 훌륭한 고급문화의 하나가 되었다. 한ㆍ일우정의 해 사업의 일환으로, 11월에 재팬파운데이션이 초청하여 방일공연을 갖는 화음 체임버 오케스트라는 결성 10주년 기념 연주회에 맞추어 이 거대도시를 방문했다. 한국의 음악사정은 타산지석인가, 남의 떡이 더 커 보이는 걸까?

 

 

무엇보다도 음악가들이 있기 때문에

1990년대부터 뉴욕의 줄리아드 음악원은 한국인 현악기 연주자 투성이가 되었고 한국인 단원은 미국과 유럽의 오케스트라에서도 눈에 띈다. 유럽의 오페라극장 전속 가수가 되는 한국 성악가도 많다. 세계적으로 보면 현재의 한국은 일본 이상의 연주가 생산 대국이다.
그러한 해외에서의 약진을 지지해주는 거대한 저변의 확대가 국내에 있다. 서울대학 음악학부와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을 정점으로 수도권에서만 37개소의 음악학교가 있어서 우수한 학생은 졸업 후 유럽과 미국 그리고 러시아로 유학. 한국을 대표하는 월간 음악잡지「객석」의 박정준 편집장에 따르면 “음악 유학생이 부담하는 외화는 연간 3000억원(약300억 엔)이나 된다”고 한다. KBS교향악단, 부천필하모닉 관현악단, 코리안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베스트3을 정점으로 국내 53개의 관현악단과 국립오페라단, 한국오페라단 등 33개 단체 중 한 오페라 단에 소속될 수 있으면 행운이고「귀국 후에는 음대 교수가 되는 것이 일반적」(박 편집장).
병역 의무가 있는 남자는 차치하고 여학생들에 한해서 보면 상황은 일본에 가깝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한국의 서양예술 교육은「양가 자녀들의 소양」인 것이다. 결과론적으로 이것 또한 일본과 마찬가지로 수요와 공급의 언밸런스가 만성화 되고 있다.

 

서울 공연장 톱3의 성격
▲ LG아트센터
이와 같이 방대한 인적자원을 낭비할 수는 없다. 한국은 일본보다 훨씬 체계적으로 아티스트 지원체제를 갖추고 있다. 박 편집장이 서울의 베스트3으로 거론한 곳들의 시설을 살펴보자.
서울 제일의 중심가 광화문에 용자(勇姿)를 자랑하는 세종문화회관은 1978년에 오픈한 서울시 직영의 대 홀. 대관뿐만 아니라 서울시 교향악단, 합창단, 유스 오케스트라 등 9개의 단체를 상주 단체로 해서 그들 연주 단체의 지원 육성도 행해 왔다. IMF후인 99년에 회관은 재단화되어 각 연주 단체도 독립 재단화가 진행되고 있다. 시의 신 아트센터 설계공모가 시작되어도 아직도 시의 음악문화의 상징인 것은 사실.
국가의 문화지원의 중심은 발전이 두드러지는 강남(서울 남부지구)의 안쪽에 광대한 부지를 가진「예술의 전당」. 88년 이후 오페라 하우스, 콘서트 홀, 미술관, 소극장, 영상센터까지 갖춘 종합 문화 시설로 발전했다. 이곳도 국영에서 재단화로 바뀌어 국립오페라단과 코리안 심포니 오케스트라 등 산하의 문화단체가 상주 단체화를 대비해 활동하고 있다. 자체공연에서는 청중 확대활동도 활발하다.
박 편집장이 말한 서울의 베스트3의 마지막은 민간시설. 서울 신도심 강남의 지하철 역삼역 바로 위 고층빌딩의 저층에 위치한 LG아트센터다. 2000년에 완성된 1100석 정도의 홀이 전부지만, 연간 6개월의 자체공연 기간 중에는 현대무용과 월드뮤직, 고악기, 화음 체임버 오케스트라의 실내악, 가곡 등 세계 최첨단의 무대를 제공한다. 서울에서 가장 쿨한 예술 공간으로서 지적 예술 애호가들의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화음 체임버 오케스트라 본연의 자세
▲ 화음 체임버 오케스트라
해외 유학파 엘리트 현악기 연주자들이 만족스런 예술수준의 음악을 하기 위해 관민의 지원을 얻어 자주적으로 활동하기 위한 단체를 조직한다. – 그러한 서울의 음악 단체 전형의 예가 11월에 일본방문공연을 갖는 화음 체임버 오케스트라이다.
박 편집장도 33개 단체 한국의 실내합주단의 톱3의 하나로 거론한, 지휘자 없는 이 현악 합주단은 민간기업 CJ그룹의 전면적인 지원을 받고 있다. 북미 거주 솔리스트로 알려진 배 익환을 콘서트마스터에, 비올라는 독일인 부흐홀츠(Buchholz), 콘트라바스는 일본인인 분야 미치노리(文屋充德)를 리더로 두어 학벌이나 연공서열 위주의 관행과는 확실히 구별되는 예술 지상주의를 표명한다. 멤버는 줄리아드 음악원이나 쾰른 음악원에서 공부하고 귀국한 영재들 뿐. 연습도 영어로 한다. 연간 3시즌의 연주회는 세계각지에서 단원들이 서울로 모여 1주간의 연습을 거듭하고 그 후에 투어에 오른다.
“우리는 4명의 리더를 가지고 단원 모두가 개성적이라는 의미에서 매우 독특한 단체입니다. 한국최고의 실내 오케스트라로서 자신들의 특징인 에너지를 일본에서도 발산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박상영 단장)
 “아시아 안에서도 일본과 한국, 중국에서는 유행하고 있는 음악이 다르다는 것을 알면 재미있지 않습니까? 이 그룹은 외국인은 고작 2명밖에 없으니까 역시 한국의 소리입니다. 다이나믹하고 포르테시모 위에 한계가 없습니다” (후미야)
문제도 여러 가지 있겠지만 음악가들의 개성과 하고 싶은 것을 실현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공하고 있는 서울의 잠재력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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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타나베 야와라 (渡辺 和)
1986년 일본 국제기독교대학 대학원 비교문화연구과 석사과정 수료. 비교종교표현론 전공. 종교음악, 실내악을 중심으로 연주회 프로그램 집필, 인터뷰, 번역, 통역 등, 프리음악저널리스트로서 활동.「음악의 친구」「스트링」「교육음악」「The Strad」등에 기고. 청중확대프로그램「나카미치 이쿠요(仲道郁代)의 음악학교」구성협력. 92년 이후 유후인(湯布院) 음악제에 홍보 스탭으로 참가. 97년 이후 캐나다 오타와에서 격년으로 개최되는 국제현악 4중주 심포지엄 평론가부회에 초빙되고 있다.

 

 

遠近(wochi kochi) 제7호(Oct. / Nov. 2005)에서 전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