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치고치 산책 (3)


<오치고치>는 일본국제교류기금(The Japan Foundation)이 격월로 출간하고 있는 일본 유일의 국제교류전문지로, 이번 호는 束芋(다바이모)씨의 수필을 전재합니다. 여러분의 애독을 기다립니다.





다바이모(束芋)
아티스트

束芋『mushikakushi(02)』2008年
ⓒTabaimo / Courtesy of Gallery Koyanagi

품활동을 하는 작가에게 수입이 있다는 것은 작품이 팔렸을 때이며, 단순히 작품을 제작하는 것만으로는 계속 돈이 지출되기만 한다. 전시회의 경우, 전시 준비 기간동안 일당이 나오기는 하지만, 참가하는 것만으로 개런티를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작가에 따라서는 작품을 빌려주고 대여료라는 형태로 수입을 얻는 사람도 있지만, 이는 기본적으로 작품을 판매하지 않는 사람에 한정된 것 같다). 내 경우는 현지의 전시 준비작업이 3일~10일 걸리므로, 일당이 하루에 6~8천엔이라고 해도 체재 중의 식사와 교통비로 지급되는 것이기 때문에 수입으로 남지는 않는다. 신작발표를 전제로 한 전시회는 제작에 필요한 보조금이 나오지만, 대부분의 경우 보조금 이상의 제작비가 들어가므로 작품을 만들어 발표하는 것만으로는 적자의 연속이라 할 수 있다. 고정수입이 없는 나 같은 작가는, 여기에 기고하는 것처럼 연재를 하거나, 단발성 작업으로 생활을 유지하고 있다. 현실적인 얘기로 일년동안 작품이 하나도 팔리지 않게 되면, 그 시점에서 생계가 막히게 되는 것이다. 솔직히 내 경우는 최근 들어 작품이 조금씩 팔리기 시작했고, 그 전까지는 운이 좋게도 상을 받아 제작활동을 계속해왔다. 신진육성이나 청년작가를 위한 조성금을 내세운 많은 상들이, 서로 분담하여 다바이모(束芋)라는 작가가 제작활동을 이어가도록 도와준 것이다. 만약 그 중에서 하나라도 수상을 하지 못했더라면 제작활동을 쉬고 프리터로 생활해야 했을 것이고, 작품이 다소 팔리게 된 지금도 언제든 프리터가 될 수 있다는 각오를 하고 있어야 한다.
아무튼 작가에게 작품을 판매한다는 것은 계속해서 작가로 있을 수 있다는 의미이며, 매우 중요한 일이라는 것을 이해해 주셨으면 한다.
그래서 본론으로 들어가면.
얼마 전에 바젤에서 열린 아트페어에 다녀왔다. 이번이 두 번째 출품이었는데, 전시 준비 단계부터 참가해 작품이 판매되는 모습을 제대로 본 것은 처음이었다. 전 세계의 부자들이 자가용 제트기로 찾아오는 장소에서, 한 평 정도의 공간을 구사하여 그려낸 내 작품이 판매된다. 그런 흥미로운 일들이 벌어지는 정말 감개무량한 장소였다.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섬세한 긴장감을 지속시키기 위해 꾸며지는 전시공간과는 또 다른 분위기로, 상업적인 거래를 의식한 긴장감으로 가득하다. 그런 광경에 아찔함을 느끼면서도, 아트 마켓의 리얼한 세계가 나에게는 상당히 자극적이고 즐거웠다. 하지만 여기에 사로잡혀 중심을 잃게 되면, 자신의 두 다리로 설 수 없게 된다는 것도 실감했다.
무리하지 않고 능력에 맞는 활동을 하도록 유념하면서, 내 다리로 확실히 설 수 있도록 내일도 노력해야지 라고 스스로를 타일렀다.


 


「をちこち」제24호(AUG./SEP.'08)에서 전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