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치고치 산책 (6)


<오치고치>는 일본국제교류기금(The Japan Foundation)이 격월로 출간하고 있는 일본 유일의 국제교류전문지로, 이번 호는 다바이모(束芋)씨의 수필을 전재합니다. 여러분의 애독을 기다립니다.






 


다바이모(束芋)
아티스트

근까지 나는 아무런 자격증도 갖고 있지 않았다. 대학에서 교원자격을 취득하려고 공부하던 것도 중도에 포기했고, 학예사 자격 취득은 처음부터 무리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사회인 대부분이 갖고 있는 운전면허도 물론 갖고 있지 않았다. 원동기 면허를 따려고 몇 번 시도해 보았지만 아침 일찍 일어나야 한다는, 내가 자신 없어 하는 분야가 필수항목으로 들어있다는 것을 알고는 단념했다.
평생 무자격으로 일관하자고 생각하던 참에, 환경과 심경에 갑작스러운 변화가 찾아와, 앞에서 언급한 자격증 중에 가장 취득 가능성이 낮다고 생각했던 보통자동차 운전면허를 따기로 마음먹었다. 여행 기분을 맛보면 내 마음가짐도 조금은 바뀌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걸고 합숙 코스를 선택했다. “다바이모는 절대로 운전에 어울리지 않는다”라든가, “나이ⅹ1만엔을 들여서라도 따면 괜찮은 편이다”라는 걱정을 들으면서 합숙과정에 들어갔다. 몇 년 전에 면허를 취득한 여동생은 “교재를 잘 보면 문제 없을 거야”라고 가볍~게 말했지만, 책상에 앉아서 하는 공부가 체질이 아닌 나는, 합숙에 함께 참가한, 공부할 자세가 되어 있는 두 명의 친구 덕분에 그럭저럭 해내고 있었다.
합숙에 들어가서 바로 적성검사를 받았고 결과가 나왔을 때, 나는 아주 복잡한 마음이 들었다. 이 적성이라는 것은, 이른바 ‘보통 사람’을 평가하는 것으로, 예를 들어 인지·판단·동작의 속도를 측정할 때도 너무 늦는 것은 물론이고 너무 빠른 것도 적성에서 벗어나게 된다. 어떤 부분에서 개성적인 사람은, 적성의 범위에서 벗어나게 되고 전체적인 균형도 흔들리게 된다. 나는 모든 검사에서 확실하게 적성권내, 즉 철저하게 ‘보통 사람’이라는 판단이 나왔다. 이 결과는 예술가라는 일을 생업으로 삼고 있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별로 칭찬 받을 만한 일이 아닌 것 같다.

예전에 예술대학에 입학했을 무렵에 개성 넘치는 친구들을 보면서 ‘나는 너무 평범한 게 아닐까’라고 고민했지만, 졸업할 때에는 그런 자신을 완전히 받아들임으로써 나의 방향성을 발견했다고 생각했었다. 보이지 않는 개성을, 눈을 부릅뜨고 찾는 것을 포기하고 긍정적인 발걸음을 내딛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마음 속 어딘가에는 아직 발견하지 못한 나의 개성을 언젠가는 찾게 될 날이 올지 모른다는 아주 작은 기대를 남겨두었던 것이, 복잡한 심경의 원인이었다.
이번에 역시나 평범한 자신을 다시금 확인하게 되었다. “그것도 개성의 하나야”라고 말하는 친구들의 격려를 가슴에 품고, 다바이모는 좌절하지 않고 노력하겠습니다.

참고로 말씀 드리자면 적성 인간, 다바이모는 면허 취득을 위한 시험 전부를 한번에 통과했습니다. 
 


 


「をちこち」제25호(Oct./Nov.08)에서 전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