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조니란 연말에 찧은 떡이 없어질 때까지 혹은 곰팡이가 슬기 전까지, 즉 새해 첫날부터 약 2주 동안에만 먹을 수 있는 한국의 떡국과 유사한 요리입니다. 1월11일, 가가미비라키 (鏡開き:정월에 신단에 올렸던 가가미모치1) 를 오조니나 오시르코2) 로 만들어 먹고, 가족의 원만함을 비는 행사) 경에는 떡에 곰팡이가 핍니다.
요즘에는 집에서 떡을 찧지 않고 가게에서 구입을 하는 가정이 늘고 있습니다. 또한, 시중 가게에서는 1년 내내 진공포장된 떡을 판매하고 있으므로, 오조니를 언제든 맛 볼 수 있지만 저에게는 정월에 먹는 오조니가 제일 맛있습니다. 1년 중, 특정 시기에만 먹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할 따름입니다. 오조니는 가정요리로 밖에서 맛보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그러므로 외국인이 이 시기에 일본을 여행하더라도 좀처럼 먹기 힘든 음식중의 하나입니다. 이런 음식이라면 더더욱 구미가 당기실 것입니다. 오조니를 맛보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정월에 일본의 지인 혹은 친구의 집을 방문하는 것입니다.
오조니의 흥미로운 점은 각 지방과 가정마다 조리법에 꽤 차이가 난다는 것입니다. 국물은 된장으로 할 것인가 혹은 간장으로 할 것인가, 떡은 각진 떡을 넣을까 둥근 떡을 넣을까, 또한 이것을 구울 것인가 그냥 넣을 것인가, 오조니에 넣는 재료는 무엇으로 할까 등으로 각 지역 사람들이 모이게 되면 오조니 이야기로 꽃을 피웁니다. 저희 집은 아키타(秋田)풍 오조니로 닭고기로 국물을 내어 간장으로 맛을 냅니다. 재료는 무, 우엉, 당근, 곤약 등을 넣습니다. 국물 맛의 뛰어남에 대해서는 말로는 설명하기 힘듭니다. 떡은 구운 각진 떡을 사용합니다. 어릴 적부터 쭉 먹고 있는 터인지라 오조니라 하면 닭국물에 간장으로 간을 내야한다는 것이 저의 오조니관입니다.
그런데 한국에 도임하기 전, 5년 정도 살았던 시코쿠(四国)지방의 가가와현(香川県)에서 저의 고정된 오조니와는 다른 오조니와 충격적인 만남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 오조니 이야기를 들었을 때, 이 세상에 어떻게 저런 음식이 있을까 라는 생각을 가졌었습니다.「흰 된장 국물에 단팥이 들어간 떡을 넣어 만든다는 것이었습니다. 여러분은 그 맛을 상상할 수 있겠습니까? 그렇지 않아도 달짝지근한 흰 된장 국물에 달디단 팥이 들어간 떡이라니. 간식이라면야 괜찮겠지만 그것이 정월 식탁에 올려진다니 아무리 해도 상상이 가질 않았습니다. 그렇지만 지금은 참으로 좋아하는 오조니입니다. 가가와에 살고 있는 외국인들의 반응은 반반이었습니다. 「맛있다」라는 사람과「내입에는 안 맞아」라는 사람으로 갈립니다. 실은 가가와현 사람들 중에도 싫어하는 사람이 의외로 많답니다.
오조니의 경우, 자신의 집 맛밖에 모른다는 사람이 많습니다. 이렇게 다양한 오조니가 존재한다면 좀 더 각지의 오조니를 맛 볼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면 좋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한국에도 여러 종류의 떡, 떡요리가 있다고 하니 한국에 있는 동안 다양하게 그 맛들을 즐기고 싶습니다.

 

*주석

1) 鏡餅:정월에 신단에 올리는 둥글고 넓적한 떡
2) お汁粉:팥에 설탕을 넣어 삶아 그 안에 떡이나 흰 경단, 밤 등을 넣은 음식

 

*참고
雉鳴庵「お雑煮・お餅 投稿写真

るるぶ.com「お国自慢のお雑煮図鑑

 

<글: 일본어교육전문가 오사다가나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