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에현 스즈카시(三重県鈴鹿市)는 인구 20만 명의 소도시이다.
필자가 1997년 난생 처음으로 일본 유학길을 떠날 때, 내가 가는 곳이 동경도 미에현 스즈카시인(東京都三重県鈴鹿市)줄 알고 비행기를 탔다는 것. 마냥 비행기 타고 공항에 내려 학교에서 준비해 준 버스에 몸을 기댄 채 고속도로에서 일반도로로 진입했을 때 가축들의 분비물 냄새와 끝없이 펼쳐진 들판이 ‘동경도가 아닌 어느 시골에 멸치잡이로 잡혀 가는구나’라고 생각할 정도로 농담 섞어 말하지만 정말 시골이었다.
11년이 지난 지금은 많이 개발되어 예전의 한가로운 모습은 찾아볼 수 없지만 여전히 일본 중부에 자리잡고 있는 한적한 시임에 틀림이 없다.
다만, 1년 중 F11) 일본그랑프리 및 오토바이 8시간내구(耐久)레이스가 열릴 때면 국내외에서 약 10만 명 이상의 관광객들이 몰려들 정도로 일본 모터스포츠의 성지로서는 대단히 유명하다.

 

서두가 길어졌지만, 필자는 1997년부터 귀국하기까지 스즈카에서 생활을 한 터라 제2의 고향처럼 정이 많이 들었고 그런 만큼 꼭 소개하고픈 곳은 다음과 같다.

 

1. 이세형지 자료관

자료관과 동해도

에도말기 지어진 건물로 데라오씨(家) 집을 보수해서 1997년 개관한 곳이다. 데라오 집안은 에도시대부터 이세형지 생산에서 판매까지 동북지방에서 관동일원까지 판매망을 가지고 있을 정도로 시로코(白子:しろこ)굴지의 형지도매상이었다. 데라오씨 주택은 형지를 생산, 판매하는 상가로서 또한 집촌건축의 대표로서 시 문화재로 지정될 정도로 유서 깊다.
이세형지2)는, 옷감의 형태를 물들일 때 사용되는 형지의 일종으로, 일본의 전통종이인 와시(和紙)를 떨감으로 가공한 것. 형지, 혹은 형지지라고도 불려진다. 문양을 파는 방법에 따라 모양이 다양하다. 오래전부터, 이세(伊勢:いせ)의 스즈카에서 만들어져, 기슈한에 의해 진중되어 전국적으로 팔리게 되면서, 이세형지로 불려지게 되었다. 문양의 형태를 파는 장인에 의한 기술은 매우 탁월하며, 정밀한 문양과 디자인은 사람의 무한한 가능성을 느끼게 할 정도이다.
 
2. 쓰바키신사3)
신사는 일본인에게 있어서 너무나 친숙한 곳이다. 미에현에는 일본인의 마음의 고향이라고 할 수 있는 이세진궁(伊勢神宮)이 있을 정도로 신사와는 오랜 역사를 가진 지방이기도 하다.
무수히 많은 신사가운데 쓰바키신사를 추천하는 이유는 일본 전통의 차도(茶道)체험이 가능하다는 것이 가장 큰 매력이다.
아래의 차실은 마쓰시타전기를 설립한 마스시타노스케(松下幸之助)가 정원과 함께 기증한 것이다. 이름은 레쇼앙(鈴松庵)으로 800엔으로 체험할 수 있다.

 

여담이지만, 일본에서 "일본 어디에 살고 있습니까?"라고 질문을 받아 "미에현’에 있습니다"라고 대답하면 잘 모를 때가 많다. 그러나 ‘F1이 열리는 스즈카시’에 살고 있다고 하면 대부분 알 정도로 묘한 곳인 것 같다.

 

*주석

1) 한국에서는 전라남도 여수에서 2010년부터 [한국그랑프리]가 열린다.
2) 이세형지(伊勢型紙:いせかたがみ) http://www.city.suzuka.mie.jp/life/shisetsu/9211.html

3) http://www.tsubaki.or.j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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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공연영상팀 조영호>